진지한 대화

난 진지한 대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여기선 도통 하기가 쉽지 않다. 이곳 사람들은 장난식으로 말하는 걸 좋아하는거 같은데 그런 방식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그래도 진지한 대화를 할 기회가 가끔씩 생기기도 한다.

-궁금한 게 있는데, 남자들이 너한테 하는 스킨쉽이 기분 나쁘다고 했잖아. 그런데 너도 스킨쉽 잘 하잖아. 통통한 친구 껴앉는걸 좋아한다고도 했고.

-남자가 여자한테 하는 거 같은 스킨쉽을 나한테 하는 게 싫어. 느끼하게 만지고 귓볼에 바람 불고.

-그럼 이렇게 주먹으로 때리는 건 괜찮고, 스윽 이건 싫고?

-우리 형은 내가 스킨쉽하는 것도 경악하던데.

-그럼 니가 여자애인이랑 껴안는 거랑 남자친구를 안는 거랑은 뭐가 달라?

-설명할 수는 없는데 뭔가 달라. 남자 여자 둘 다 좋아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남자만 좋아하는 건 이해 못하겠어.

자신을 보는게 가능한 남자친구들에게 끊임없이 그런 경계를 질문하다보면, 남자도 어느정도는 좋아하는게 가능하다는, 양성애자는 이해가 된다는 말까지 받아내고는 한다.

바다만한 이성애중심주의 콩크리트에 못하나 박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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