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정의하기

<동물의 왕국-침팬지 무리에는 서열이 존재하고, 이는 음식을 누가 먼저 먹는 지로 드러납니다>에서 계속

권력이 일상적 관계속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모든 권력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뭔가 껄끄러웠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기존의 개념에 따르면, 권력이란 어떤 집단이나 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권력의 목적은 누군가를 억압하건 통제하는 것이다. 푸코는 바로 이런 소유가능한 것으로서의 권력 개념을 혁파하고자 한다. 권력은 단순히 권력을 가진 자가 나약한 자를 억압하는 수단이 아니다. 권력은 사람과 제도의 일상적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며,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일상적 관계 속에서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성의 역사: 제1권>에는 푸코의 이런 독특한 사유 방식이 명료하게 표현되어 있다. 권력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제약을 가하거나 억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생산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권력은 특정한 행동양식을 검열하고 심지어는 못하도록 금지하기도 하지만, 또한 새로운 행동양식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73쪽, 사라 밀즈, 현재의 역사가 미셸 푸코»


스콧에 따르면, 권력을 가진 자와 없는 자가 함께 있을 때는 각각 주인과 노예로서 행동하고 그에 준하는 언어적 관례를 따르지만, 상대방이 없을 때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 권력이 없은 사람은 자신의 동료 집단과 있을 때 자신의 상관을 조롱하고, 짓궂은 별명을 붙이며 그에게 모욕적인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권력자가 자신의 동료와 하는 이야기의 주제는 아랫사람들을 다루는 것의 어려움이나 자신의 지위에 따른 품위를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 등과 관련된다. 스콧은 권력에 대한 연구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한다. “권력이 없는 자는 권력자 앞에서 전략적인 몸짓을 하고, 권력자는 자신의 명성이나 품위를 유지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권력관계를 연구할 수 있겠는가? 만약에 우리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받아들인다면 작은 전술적인 부분을 전체 권력관계로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86쪽, 사라 밀즈, 현재의 역사가 미셸 푸코»

나의 저항이 권력을 없애는 것일까? 권력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일까? 어느 표현이 더 적당할까 고민할 때 후자가 맘에 든다.

Leave a comment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