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티비를 보면서 하는 말들의 대부분은

 같이 티비를 보면서 하는 말들의 대부분은 예쁜여자/못생긴여자라는 ‘절대기준’으로(외모지상주의 쩔어. 토나와.) 씨부려대는 여성혐오/비하적인 욕설들이다.(상상가능한 욕설들이지만 혹시나 뭔지 모를 사람들만 보세요. 경고! 정신건강에는 안 좋아요. 호기심으로 보진 마세요. 흰색 글씨여요.씹할년, 따먹고 싶다, 걸레같은 년, 미친년, 못생긴 너같은 걸 누가 여자로 보냐는 맥락에서 해대는 농담들)이런 말들를 주로 하는 이들은 정말 여성을 혐오하면서 욕망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 듣기 싫어 죽겠다. 음악으로 귀를 틀어막고, 책보러 도망가기도 하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 나도 보고 싶은 티비 프로그램이 있단 말이다. 여성이 이 자리에 있다면 그런 말 못하겠지? 남성만 있으면 그런말 해도 되나? 도대체 어떻게 그런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문화가 ‘자연스러울’ 수 있는거지? 왜 그 말이 듣기 거북한 다른 남성들은 침묵하는 거지? 분명 거북할 텐데. 그런 말을 하는 애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여자애인, 엄마, 누나, 여자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하는거지? 여자애인이랑 통화할 때는 그리 부드럽고 좋은 말만 하더니, 이중인격인거야 뭐야? 뭐가 진심이야? 남자들끼리 친해지기 위해 그런 ‘농담’하는거야? 별 생각이 없이 말하는 거야? 그럼 좀 생각해!

 “나는 이런이런 여자가 좋다, 자봤냐?, 나는 여자 어디가 어떤게 좋다, 저런 여자랑 사귀고 싶다, 그거하면 정말 기분좋냐?, 누가누가 결혼하자고 하면 할거냐?”등등의 그들의 욕망도 주요 주제중 하나다.

그들이 이성애자 남성 욕망들을 듣고만 있어도 온 몸에서 짜증이 오밀조밀 올라온다. 그들이 그렇게 신나게 이야기 할 수록 내 속은 뒤집힌다. “유리같은 스타일을 남자들이 좋아하는데”(남자들 좋아하네. 너랑 니 이성애 친구들 몇명이겠지), “난 태연같은 애랑 사귀고 싶어”(계속 꿈이나 꾸셔), “여자친구 보고싶어”(입닥쳐)

사실 서로의 욕망, 판타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나의 침묵이 그들의 평화인 이곳에선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만약 내가 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그냥 넘어갈 말들도 짜증이 지대로 밀려온다.

나와는 약간 다르게 이런 노골적인 이성애자 남성의 욕망(동성애 욕망은 당연하고)이 이야기되는 걸 싫어하는 애가 있는데, 얘도 짜증난다.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들추는 게 싫은 것 같다. 워낙 상류층 남성상 중 하나인 젠틀맨이 워나비이다 보니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더럽고 천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성 보수주의.

내 상태가 안 좋다. 점점 배배 꼬이고 있다.

이 글들을 여기 친구들이 본다면 나를 배신자, 이중인격자라고 느끼겠지? 원하진 않았지만 첩자가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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