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 싶어

여자친구 보고 싶어,란 말을 듣는다고 항상 그렇게(입닥쳐라고 속으로 말할 만큼) 짜증나는 건 아니다. 밖에서 커밍아웃한 이성애자 친구들이랑 있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듣긴 하지만 기억에 남을 정도로 거슬리진 않는다. 아마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관계이기에, 그 친구가 나의 동성애 정체성을 이해하려하기 때문에, 그 친구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엄마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근데 이 말도 누군가에게는 짜증날 수 있다. 혹은 아플 수 있다. 여자친구 보고 싶다 하지 말라고 할거면 엄마 보고 싶다고도 하지 말아야 할까? 말이 거슬릴 때가 많지만 온전히 말만의 효과는 아니다. 말을 규제하는 것보다 말이 드러내는 권력관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건 그렇다. 그래서 그 같이 권력관계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언어를 바꾸어 쓰는 방식도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꼭 그게 아니라도 다른 방식들도 많이 있을 거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엄마 보고 싶어라고 말 안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였다. 차라리 너도 여자친구 보고싶다하고 나는 엄마보고싶다하고 누군가 불편하다고 말하면 조심하고 그게 나한테 타협지점이었다. 서로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도록 노력하는 게 초점이고 말이다.

(뭔가 했던 말 또하고 또해 교훈을 주려는 동화책 느낌에다가 내 말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찝찝해.)

Leave a comment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