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애자 남성인 친구가 있어

이성애자 남성인 친구가 있어. 꽤 괜찮아. 난 스킨쉽이 고파. 그럴 때가 있잖아. (없을 수도 있고.) 보통 친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팔장을 끼기도 하고 어깨에 기대거나 껴안기도 하고 그러지. 근데 얘가 왠지 불편한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 아마 표현할 정도로 싫지는 않겠지. 표현하지 않으니까. 과연 그럴까? 나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적당히 참는 건 아닐까? 타협의 산물인 거지. 난 배가 안 고픈데 친구가 배고프니까 같이 먹어주는 거처럼. 그 느낌이 조금 꾸리꾸리해. ‘너의 몸을 만지고 싶은 나의 욕구’와 ‘나와 불편히지기 싫은 너의 욕구’가 만나 타협이 된다는 게. (실제 이런지는 몰라. 그냥 이런 상상을 자주하게 돼) 마치 그런거 같잖아. 육체적 관계를 원하는 어떤 남성과 그와의 정서적 관계가 나빠질까봐 별로 원치는 않지만 스킨쉽을 허락하는 어떤 여성.(생각해보니 그 반대도 가능하군. 정서적 친밀함을  원하는 어떤 여성과 그녀와의 육체적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별로 원치는 않지만 정서적 친밀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어떤 남성) 여기서 께름직한 건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하는 가부장적인 권력과 남성이 더 사랑을 받는 듯한 권력관계가 느껴져서 그런 거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내가 그들을 욕망의 대상을 삼기도 하기 때문에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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