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과 실명 사이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비슷한 나이의 두 사람을, 한 사람은OOO형이라고 지칭하고 다른 한 사람은 XX이라 지칭하는 것. 왜 그런지 문득 궁금해져서 물어봤는데, 자기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더라. 단지 OOO에는 형을 붙이지 않으면 껄끄러운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잘 살펴보니, 아하, OOO는 실명이고 XX는 닉네임이다.

가끔은 닉네임에도 ‘형’이나 ‘언니’를 붙이곤 한다. 그래서 애써 ‘씨’나 ‘님’을 붙여 호칭하기도 하지만 이건 뭔가 답을 회피하는 느낌이다. 실명에 존칭 (이라기 보다는 나이 호칭) 을 붙여야할 것만 같은 생각은 왜 드는걸까. 상상해보자. Aissata라는 실명을 가진 사람이 아무리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해도 이 사람에게 Aissata형이라던가 Aissata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이건, 한국어에 이미 내재되어있는 구조이지 않을까.

애초에 실명과 닉네임의 차이는 뭘까? 단지 사람을 구별하기 편하기 위해서 사용하는게 이름일텐데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역시 그렇게 체득당했기 때문일까. 나이 많은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의 이름을 그냥 부를 수 없게 하는 어떤 알 수 없는 숨은 구조로부터 비롯된 것일까–생각해보면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특칭하는, 이름에 붙이는 호칭은 없다. 고작 호칭에 괜한 난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뭔가 더 필요하다.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만이 이 갈증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2 thoughts on “닉네임과 실명 사이에서

  1. 겉모습이나 분위기도 변수인 것 같아요. 제 닉네임은 사비나라는 예쁜 여성형 이름이었는데 다들 사비나형이라고 불렀어요ㅡㅡ 요즘엔 형소리 듣기 싫으니 하지 말라고 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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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비나형이라니 (그렇게 불리우는 일) 정말 싫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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