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화장실


일요일에 새로 생긴 쇼핑몰에 놀러 갔다. (피서) 교토역 하치죠구치 개찰구에서 나와서 쭉 걸어가면 보이는 이온몰이라는 쇼핑몰인데, 백화점같은 거대한 슈퍼마켓을 테마로 해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영화관도 있고, 음식점거리도 있고, 오락실(빠칭코)도 있었다. (주말이라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교토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걸 보긴 또 처음.)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그 곳에서 찾은 게 바로 ‘모두의 화장실’이었다.

‘모두의 화장실(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물론, 그 옆의 그림 기호에는 트랜스젠더를 의미하는 표시는 전혀 없지만(!) 이 화장실을 발견했을 때 제일 처음 떠오른게 ’1인화장실’이었다.  남성/여성으로 젠더화되서 나누어져 있는 성별이분법적인 화장실이 아니라,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화장실. 아마도 이 모두의 화장실은 다양한 성정체성과 성별정체성을 가진 그리고 다양한 외양을 한 퀴어들을 위해서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화장실에 이름을 붙일 때, 그리고 그 밑에 설명을 달아놓을 때, 넓게 의미를 열어두는 표현을 쓴 것은 그것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어떤 사람들에게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굉장히 반가웠고, 신기했고, 흥분했다.(하하)

하지만, 이미 화장실을 사용한 뒤에 발견한 것이라 들어가보지는 않았다.(못했다.) 사진을 찍고 있자니 ‘아니 왠 화장실 사진은 찍고 있나’ 싶은 표정으로 지나가는 40-50대의 여성분이 몇분 있었다. ‘그냥, 그럴 일이 있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서요. 사진 좀 찍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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