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그 일이 일어난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리아 마리. 변화는 명백하고 두드러진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녀가 팔을 허공으로 뻗고 박자에 맞춰 엉덩이를 두 번, 세 번 흔든다. 마치 여러 해 동안 참아온 듯이 격렬하고 통제 불가능한 움직임이다. 오랫동안 참아왔지. 나는 깨닫는다.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 드러나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제 노래까지 하고 있다. 마돈나에 맞먹는 가성이다. 눈을 감고 명백히 다른 세상으로 날아가고 있다. 그녀의 세계로(……)카르멘이 몸을 기울여 내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오빠 혹시 환각상태야?” 섀넌이 우리 뒤에서 숨죽여 웃는다. 나는 시디플레이어로 성큼성큼 걸어가 음악을 끈다. 리아 마리는 잠시 후에야 정적을 깨닫는다. 반응한다. 팔을 내리고 그녀 안으로 다시 움츠러들며 리엄으로 변화한다.
«줄리앤 피터스, 루나»
그 때가 언제였더라. 중학교 1학년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사촌동생네 집 안방에서 춤을 췄다. 엄정화의 초대를 틀어놓고, 느끼면서, 요염하게, 물 흐르듯이 음악에 녹아내렸다. 빠아~ 밤 빠~. 따라라 빠~밤 빠~. 흡짝짝. 그 때 사촌동생들은 혐오는 아니었지만 놀랐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나는 음악에, 춤에, 이미지에, 엄정화 되기에 흠뻑 빠져버렸다. 이 기억은 언제부터인가 창피한, 수치스러운, 남들 앞에서 보여줘선 안 될 무언가로 채색되었고, 나에게 그렇게 남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고 따라했다고도 하고, 조금 커서는 그리고 지금도 가끔씩 집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흔들어 댄다. 걸음걸이, 웃는 방식, 물건을 드는 법까지 많은 몸짓들이 그렇듯이, 춤 또한 남성용/여성용이 구분되어 있다. 춤에서 적극적으로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이용하기도 하고. 나는 대체로 여자가수들의 춤을 더 따라하고 싶어했지만 삼갔다. 혼자 거울보고 출 때 조차도. 나에게 맞지 않는 듯 했다. 사회화가 된 거겠지? 대신 의도적으로 현대무용처럼, 코믹하게, 유치하게, 느끼하게, 이상하게 춤을 춰봤다. 거부된 욕망, 혐오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몸부림, 하지만 순응할 순 없는 자존심, 마련된 기준을 넘어 창조하고 전복하는 미학, 경계를 가지고 노는 여유로움까지. 어느새 나에게는 그런게 퀴어함이 된 듯.
루나를 읽고 떠오른 기억
그 때가 언제였더라. 중학교 1학년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사촌동생네 집 안방에서 춤을 췄다. 엄정화의 초대를 틀어놓고, 느끼면서, 요염하게, 물 흐르듯이 음악에 녹아내렸다. 빠아~ 밤 빠~. 따라라 빠~밤 빠~. 흡짝짝. 그 때 사촌동생들은 혐오는 아니었지만 놀랐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나는 음악에, 춤에, 이미지에, 엄정화 되기에 흠뻑 빠져버렸다. 이 기억은 언제부터인가 창피한, 수치스러운, 남들 앞에서 보여줘선 안 될 무언가로 채색되었고, 나에게 그렇게 남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고 따라했다고도 하고, 조금 커서는 그리고 지금도 가끔씩 집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흔들어 댄다. 걸음걸이, 웃는 방식, 물건을 드는 법까지 많은 몸짓들이 그렇듯이, 춤 또한 남성용/여성용이 구분되어 있다. 춤에서 적극적으로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이용하기도 하고. 나는 대체로 여자가수들의 춤을 더 따라하고 싶어했지만 삼갔다. 혼자 거울보고 출 때 조차도. 나에게 맞지 않는 듯 했다. 사회화가 된 거겠지? 대신 의도적으로 현대무용처럼, 코믹하게, 유치하게, 느끼하게, 이상하게 춤을 춰봤다. 거부된 욕망, 혐오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몸부림, 하지만 순응할 순 없는 자존심, 마련된 기준을 넘어 창조하고 전복하는 미학, 경계를 가지고 노는 여유로움까지. 어느새 나에게는 그런게 퀴어함이 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