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실에서 나치 만들기

미국 교실에서 나치 만들기

캘리포니아 주 팰러앨토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배우던 학생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걱처럼 비 인간적인 유대인 대학살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인종차별적이고 사악한 사회 정치 운동이 큰 인기를 얻고, 어떻게 보통 시민들이 동료 유대인에게 지운 고통을 모르거나 거기에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세계사 교사인 론 존스는 학생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평소의 학습 방법을 경험적 학습 방법으로 바꿨다.

그는 다음 주에 독일인이 겪은 경험의 일부를 모의 실험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사전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5일 동안 벌어진 역할극 ‘실험’은 학생들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쳤고, 교장과 학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교사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학생들이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만들어낸 체제와 너무나도 흡사한 신념과 강압적 전체주의적인 체제를 만들어내면서 실험 상황과 현실이 뒤섞여버린 것이다.

우선 존스는 교실에서 무조건 복종해야 할 새롭고 엄격한 규칙들을 정했다. 모든 대답은 세 단어 혹은 그 이하로 제한되었고, 대답을 하기 전에 학생들이 책상 옆에 똑바로 서서 ‘선생님’이라고 먼저 경칭을 붙여야 했다. 이 규칙을 비롯하여 다른 독단적인 규칙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자 교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말을 잘 하고 지적인 학생들은 두각을 잃은 반면, 말수가 적고 육체적으로 강한 학생들이 교실 분위기를 주도해가기 시작했다. 교실 활동에는 ‘제3의 물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손을 구부려 경례하는 것과 명령에 따라 모두 일제히 외치는 표어도 도입되었다. 매일 새롭고 강력하 표어가 나왔다. ‘규율을 통한 힘’, ‘공동체를 통한 힘’, ‘행동을 통한 힘’ 등등. 나중에 쓰기 위해 아껴둔 표어도 하나 있었다. 내부자임을 식별할 수 있는 은밀한 악수 방법이 있었고, 비판자들은 ‘반역’죄로 고발되었다. 표어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학교 주변에 걸 깃발을 만들고, 신입 회원을 가입시키고, 다른 학생들에게 앉는 자세를 가르치는 등 여러가지 일이 실시되었다.

원래 세계사 수업을 듣던 핵심 학생20명으로 시작했던 단체가 곧 100명이 넘는 열성적인 제3의 물결 추종자들로 확대되었다. 학생들은 재빨리 임무를 할당하는 권력을 장악하여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들은 특별 회원 카드를 발급했다. 일부 똑똑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쫓겨났다. 권위적인 이 내부자 집단은 기뻐하면서 소외된 동급생들을 괴롭혔다.

존스는 그때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그들이 정치적 변호를 위해 기꺼이 투쟁할 용의가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기 위한 전국적인 운동의 일부라는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들은 “이 운동을 돕고자 선발된 정예 집단의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 날 집회가 예정되었는데, 이 날은 대통령 후보가 텔레비전에 나와 새로운 ‘제3의 물결 청년단’의 결성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방송이 나오길 고대하면서 쿠벌리 고등학교 강당을 가득 채웠다. 하얀 셔츠를 유니폼처럼 입고 손수 만든 완장을 찬 제3의 물결 회원들이 강당 주변에 깃발을 걸어놓았다. 근육질의 학생들이 문 앞에서 보초를 서는 동안 존스 교사의 친구들이 기자와 카메라맨으로 가장하고 ‘진정한 신봉자’들의 주변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텔레비전이 켜지고 모두가 대통령 후보의 발표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들은 “규율을 통한 힘”이라고 외쳤다.

그란 존스는 뉘른베르크 집회를 찍은 필름을 돌렸다. 제3공화국의 역사가 유령 같은 이미지로 나왔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은 전혀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이 그 필름의 마지막 장면이자 모의 실험의 끝이었다. 존스는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자신의 처음 의도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흘러간 이 실험을 실시한 이유를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그들을 위한 새로운 표어는 “이해를 통한 힘”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는 계속해서 결론을 내렸다. “여러분은 조종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의 욕망에 떠밀려서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교실 밖으로 쫓겨난 학생들의 부모들이 자신의 자식들이 새 정권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고 위협을 받았다고 불평하면서 학교 당국과 문제가 생겼다. 그렇지만 존스는 학생들이 파시스트 환경에서 강력한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행동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고 결론 내렸다. 나중에 그 실험에 대해 쓴 글에서 존스는 “쿠벌리 고등학교에서 내가 가르친 4년 동안 아무도 제3의 물결 집회에 참가한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그것을 잊고 싶어했다.”라고 적었다. «434쪽, 필립 짐바르도, 루시퍼 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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