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하지 못한 따뜻한 마음이 나를 위로해

어느 날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벽에 써 놓은 글씨를 보았다.

“세상에 믿을 놈은 없다.”

매직으로 커다랗게 쓰여 있어서 눈에 띄었다. 물어보니 그의 좌우명이라고 했다. 그는 어려서 고아원에서 자랐고 초등학교도 졸업하기도 전에 고아원을 뛰쳐나와 떠돌며 살았는데, ‘세상에 믿을 놈은 없다’는 좌우명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이야기를 할 때에도 약방에 감초처럼 “정말, 세상에는 믿을 놈이 없어요”라고 끝마무리를 하기도 했다.

그가 술에 의지하는 것은 그것만이 이 믿지 못살 세상에 유일한 위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에게 ‘세상이 각박하고 믿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믿고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어떤 충고가 그의 경험에서 나온 생각을 정정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34쪽, 임영인,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세요»



뭘 좀 먹여야 하나 어쩌나 싶으면서도 선뜻 입은 열리지 않았다. 배가 고픈 그가 자존심까지 고프게 될 것 같아서. 쉼터를 알려 줄까 하다가 그 또한 말았다.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니 자력으로 잠자리를 해결할 방법이 있겠지 싶어서. 장소가 도서관인지라 책을 좀 읽는지 물어보려다가 그것도 그냥 말았다. 배고파 죽겠는데 무슨 얼어 죽을 책이람.«112쪽, 이란주, 아빠, 제발 잡히지마»


두 책 다 적극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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