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은 아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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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풀어 올랐다. 어쩐지 어제부터 골반바지 위로 뱃살이 한겹 턱하니 올라와있더라니. 부풀어오른건 단순히 뱃살이 아니라, 배 안에 있는 자궁이다. 양 옆으로 늘어난 자궁은 어느때보다도 상세히 그 부피와 무게와 움직임이 느껴진다.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일정한 압력이 있고, 자궁에 손이 하나 들어가있는 것 같다. 손이 벅벅 내벽을 흝는다. 오래 앉아있다가 서면 괜찮다. 오래 서있다가 앉아도 괜찮다. 한참 서 있다가 걸어도 좋다. 이렇게 4시간을 학교에서 버텼다.

결국 2시간은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뛰듯이 들어와서 자켓을 벗고 가방을 정리하고 책을 꺼내서 침대에 눕는다. 그러다 누우면 더 아프다가도 한참 배를 부비고 있으면 나아진다. 중요한 건 그러다 움직이면 안된다는 거다. 살짝 골반을 움직여 자리를 매만지려하니 손가락이 자궁을 꾸욱꾸욱 누른다. 자궁에 박힌 젓가락은 찌릿찌릿 통증을 잘도 전달한다.

나는 열심히 버텼다. 한 수업은 이미 결석이 많고, 한 수업은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웠다는 것이 핑계인지 진심인지 모르겠다. 생리통이 없던 그 시절에는 참으로 뻔뻔한 마음가짐으로 생리결석계를 주장했었는데, 생리결석계를 쓰려고보니 내 성적을 쥐고 있는 뻔뻔한 표정의 교수들에게 종이 한장 내미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생리결석계, 학교에서 받으라니까 받을게요.”라고 말하던 교수도 떠오르고, 신종플루에 걸려도 학교/학원은 빼먹지 않는다는 중고등학생들 기사도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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