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식 단상

김조광주 김승환 커플 결혼식에 갔다.

무엇보다 부러웠다.

행복해보였다.

나도 행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다.

축하받고 싶었다.

축하할 수가 없었다.

진심에서 나오지 않았다. 축하하고 싶었는데 안 되더라.

나에게 남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내가 결혼하면 가능해지는 일일까?

다시 생각해보면,

난 지금 행복하다. 저런 결혼식만 보지 않으면.

동성결혼이 된다고 내가 결혼하게 되는 건 아니다.

동성애자가 된다고 왕자님을 만나게 되는게 아니듯이.

행복은 너무 강하게 판타지에 묶여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왕자님같은 판타지 말고 어떤 조건이 마련되어야 행복할 수 있을까?

활동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결혼을 욕망하는 이가 구리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은 “평등하고 싶다는, 행복하고 싶다는” 판타지다.

그렇기 때문에 동성결혼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진다하더라도 결혼을 욕망하던 이들 대부분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다.

다른 사회적 조건들이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어먹고 사는게 안정되지 못하고 결혼하기를 욕망하는 성소수자에게 무엇이 마련되어야 할 것인가?

어느 집회에 같이 가자고 해야 할 것인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 동성결혼을 요구하는 집회?

개인의 욕망을 버리고 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의가 욕망이 되는 방향이 중요할지도.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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