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녀역전일본사회 해시태그의 시작과 현재

 

남녀역전일본사회 해시태그의 시작과 현재 by 진기

  • 편집자 주: 이글이 “현재” 시점이 아닌 듯 읽히는 것은 순전히 완변의 업로드가 늦었기 때문입니다… 진기 님께 감사와 사죄를…

 

지난 8월 초, “남녀역전일본사회(男女逆転した日本社会)”라는 해시태그(이하 남녀역전 해시)를 단 일본어 트윗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해시태그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해시태그를 단 트윗들은 일본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느끼는 성차별을 등장하는 성별을 바꾸어 게시한 것이다.

 

이 해시태그를 처음 단 게시물은 8/1일 게시된 다음의 트윗이다.

・男性は25歳も過ぎると「僕はもうオッサンなんで年齢言うのは嫌です」 ・男性の賃金は女性の7割程度だが「男女平等なんだからメンズデーは廃止すべき」と主張する女性が多い、離婚で子供と苦労するのも大方は父親 ・夫や恋人を人前でも平気で「お前」呼びする女性ばかり

 

번역 ; 남성이 25세를 넘으면 ‘저는 이제 아저씨니까 나이를 얘기하는 건 부끄러워요’

남성의 월급은 여성의 70퍼센트 정도지면 ‘남녀는 평등하니까 맨즈데이*는 폐지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많다, 이혼해서 고생하는 것도 대게 부친 쪽,

남편이나 애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야’ 라고 부르는 여성들 뿐

 

*맨즈데이 – 레이디즈 데이를 바꾼 것, 일본에서 한달 혹은 한주에 하루 영화관이나 쇼핑몰에서 여성할인을 해주는 날을 레이디즈 데이라고 한다.

 

며칠간은 이 해시태그를 처음 단 유저만이 남녀역전해시를 이용하여 게시물을 올리고 있었지만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남녀역전 해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하였고, 8월 9일 즈음하여 남녀역전 해시에 놀라움을 느낀 사람들이 한글로 번역하여 옮기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남녀역전 해시태그를 단 트윗들을 내용상으로 간단히 분류하면

 

  1. 정치적 문제

“국회의원의 90%가 여성이다” “정치인이 남자는 종마라고 발언한다” “가고시마 현 지사가 남자에게 삼각함수를 가르치는 것은 낭비라고 발언한다”

 

  1. 미디어에서의 여성 취급

“남성이 드물게 출세하고 큰 일을 맡으면 NHK에서 육아의 양립에 대해 언급한다”

“시즈카쨩(도라에몽 여주인공)이 노비타(도라에몽의 남주인공)의 목욕탕을 드려다 보면 노비타가 ‘꺄~ 시즈캬짱도 참~’ 이라고 하는 장면이 국민적애니메이션에서 반복되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의 목욕탕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렇게 나쁜 것 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 가부장적 가족관 비판

“결혼한다면 물론 맞벌이하더라도 가사 육에 때문에 일찍 돌아가지요, 남성이 좋네요”

“이혼 후 아이들은 대부분이 남성이 거두고 한부모 가정의 빈곤율은 54.6%,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20% 아이를 맡기고 휴식에 놀러가면 ‘무책임한 자기중심 적 남자’ ‘좋아서 낳고는 책임지지 않네’라는 말을 듣는다”

 

  1. 성범죄 및 기타 가해

“혼자 사는 여자 방에 어슬렁 거리며 따라가는 남자가 나쁜거지, 바로 피해자인 척 하는 꽃뱀 야리친(ヤリチン、ヤリマン의 남성버전 단어로 굳이 번역한다면 걸레 정도의 의미)! , 여자의 성욕은 본능이니까 어쩔 수 없는데 야리친 때문에 미래가 깜깜해졌어”

“클래스의 여자가 자지 보여줘라, 만지게 해줘 라고 말해옵니다. 정말 싫어서 그만하면 좋겠어요, – 그 여자 당신의 것을 좋아하는 군요”

 

  1. 신체 외모에 대한 억압

“남자 수엽이나 체모를 면도해! 전신 제모는 매너지! 여자는 세심하게 보고있다구!”

 

이후 8월 9일 새벽 1시경 한국어 사용자가 게시물을 번역하거나 소개하고, 응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국의 메갈리아, 미러링을 소개하고 페미니즘과 여성 혐오 관련 실태를 각국의 언어로 번역하는 Egalite등을 소개하거나 한국에서 김치녀 스시녀라는 단어의 용태등을 알려주는 트윗들이 게시되었다.

이에 #우리는_연결될수록_강하다 (#がるほどくなる)해시태그를 남녀 역전해시태그와 함께 사용하는 트윗들도 증가했다.

 

남녀역전 해시태그를 본 한국어 사용자들이 즉시 메갈리아를 소개했듯이, 메갈리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해시태그에서 메갈리아의 미러링을 쉽게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메갈리아가 메르스 사태때 쏟아진 여성혐오로 인해 메르스갤러리에서 부터 시작되고, 메갈리아라는 이름 역시 메르스갤러리와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따 온것과는 달리 남녀역전해시태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계기는 없는 것 처럼 보인다.

 

다만 남녀역전 해시를 사용하는 이들이 비슷한 시기에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은 7월 30일의 #후지테레비는 야마모토를 내보내지마(#フジテレビは山本を出なさ)라는 해시태그와 아사히 신문에서 단 미츠라는 여배우가 고민 상담을 해주었던 칼럼 ‘곤란한 남자에게는 어른스럽게 대응해(困った男子には「大人)な対応で)’가 있었다.

 

7월 30일의 #후지테레비는 야마모토를 (방송에)내보내지마 해시태그는 다음에서 비롯되었다.

고쿠라쿠 톰보라는 코미디언 듀엣의 멤버인 야마모토 케이치가 2006년 미성년자에게 술을 먹이고 강제로 성행위를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일이 있었다. (야마모토는 성행위 사실은 인정, 강제성은 부인하였고 결과적으로 피해자/피해자부모간의 합의로 불기소 처분되었다) 이후 10년 동안 야마모토의 이름은 방송에서 언급되는 것 조차 기피되었는데, 10년 전 자신이 활동하던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 것이다.

 

미성년 강간 혐의 이전에도  ‘헤이세이년생 (발언 당시 헤이세이년 출생은 미성년)이 좋아’ 라거나 ‘이제 18살이 되는 헤이세이년생들은 해금이지’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었고, 이번에 야마모토 케이치가 방송에 다시 복귀하는 거을 두고 “코미디 프로그램 복귀는 없다, 웃을 리가 없다” 거나 “야마모토가 복귀하는 것 자체가 현대사회가 남성권력 사회임을 증명한다” “성범죄를 어디까지 가볍게 다루면 직성이 풀리는지” “10년이 지나니까 괜찮다던지, 야마모토가 여자에게 코낀거라던지 적당히 말해버리는 것은 야마모토도 후지테레비도 방송프로그램 멤버도 반성과 배려가 부족하다” 라고 언급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야마모토 케이치는 방송에 출연하였고 피해자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로 사과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단 미츠의 고민상담 칼럼은 8월 7일 아사히 신문에 게재 되었다. 12세 여중생이 “매일같이 반의 남자아이가 속옷 색깔을 묻거나 가슴을 만지게 해달라, 속옷을 보여달라고 한다. 매일 같이 싫다고 말해도 전혀 그만두지 않는다”라는 고민에 대해서 단 미츠가 삼각관계가 나오는 만화를 추천하며 ‘그 남자아이를 싫어할 수 없는 것이 오히려 고민이 아니냐, 싫어하는 분위기가 전해지면 남자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눈물을 안이하게 사용하면 동성의 반감을 산다. 만지려고 하는 손을 잡고 어른처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고 만지게 하고 싶어. 미안” 이라고 말하며 미소지어라’ 라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사건들이 남녀역전 해시를 이용한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물론 일본이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남녀차별 관련한 주제가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는지는 굳이 특정한 계기를 찾을 필요는 없다.

세계 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이 성별임금격차가 36.7퍼센트고 일본이 26.6퍼센트로 사이좋게 OECD순위 꼴지를 담당하고 있다. 일본의 젠더갭 순위는 세계 101위 이고 (한국 115위) 가사노동시간은 남성이 1시간 여성이 5시간으로 5배의 차이가 난다. 동일임금 성별격차나 추정수입, 교육 등의 지표를 합산한 경제적 젠더갭은 39%(한국은 44%)로 이마저도 12년에 비교하여 6% 오른 수치이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낳은 자식의 친부가 누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혼 후에는 여성이 재혼 금지 기간을 가져야 하고 이것이 6개월에서 100일로 줄어 든 것은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남성의경우에는 재혼금지 기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적 격차의 문제 뿐만이 아니다. 남녀역전해시태그와 함께 언급된 해시태그들은 다음과 같다.

keyhole.co에서 #男女逆転した日本社会를 검색해서 나온 분석결과를 이용

 

 

이 중 남녀역전 해시태그의 바로 하단 좌측에 위치해있는 #九州で男性として生きること(큐슈에서 남성으로 살아가기) 는 지난 4월 쿠마모토에서 있었던 진도 7의 지진때 여성이 당했던 폭력에 대해 미러링을 하는 해시태그이다. 당시 쿠마모토 대지진 뿐 아니라 2011년 3월 11의 후쿠시마 대지진 때도 마찬가지로, 여성이 피난소에서 성폭행을 당하거나 재해지역에 봉사활동으로 참가한 여성이 “봉사활동으로 왔으니 몸으로 봉사해라” 등의 폭언과 물리적 폭력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이외에도 여성전용칸(女性専用車両)역시 관련 키워드로 올라와 있다. 일본에서는 통근시간대에 차량이 붐비고 신체가 밀착하는 것을 이용하여 성추행 범죄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이때문에 통근시간대에 한시적으로 전철/지하철에서 여성전용차량을 한칸 설정하는데 이것이 마치 우리나라에서 여성전용주차장이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듯이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같이 8월 11일 이후에는 남녀역전해시태그에 반발하여 이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트위터레이디즈, 라디페미(래디컬페미니스트라는 뜻. ラディフェミ)로 부르거나 腐ェミ(썩다는 뜻의 한자의 발음이 페미니스트를 앞글자 발음과 같다는 것을 이용한 것, 후죠시를 자학적으로 칭하는腐女子에서 왔다고 보기도 한다) 부르기도 하고, 똑같은 해시태그를 이용해 ‘지금의 일본사회는 여존남비 사회이기 때문에 남녀역전을 하면 오히려 남존여비가 된다’며 어필한 트윗들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거울에 거울을 갖다놓아서 의미 없는 공기와 같은 주장을 열심히 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리거나, 가부장적 구조로 인해 받은 자신의 억울함을 페미니즘에 호소하는 꼴이 되어 버린 내용들이지만 몇 개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혼란스러운 주장이기 때문에 이들이 사용한 해시태그를 붙여서 표기한다)

 

“남녀 역전이니까 당연히 남성의 막대한 고통은 여성이 짊어지는 것이지? 마음대로 해놓고 자신은 아무것도 짊어지고 싶지 않다면 #여성의 고생을 남성에게 떠 넘긴 일본사회 라고 해라!”

“남성을 우선 채용합니다. 남성전용채용전형도 있습니다 #남녀역전일본사회”

“여자가 사치하고 데이트 계획을 짠다. 아내가 500엔 점심으로 참는 동안에 남편은 고독한 미식가 수준의 돈으로 먹지만 아내는 남편이 요리를 못하는 것에 불평을 할 수 없다 #남녀역전일본사회”

“남존여비사회가 된다 #남녀역전일본사회”

“남성차별은 심각한 사회문제이지만 여성차별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되었다, 아무리 남성이 우대되어도 여자가 푸대접되어도 그것은 하나도 고려되지 않고 여성사회라고 불린다 #남녀역전일본사회”

 

한국에서 성차별 관련 미러링에 대해 군대 문제를 거론하며 의무는 다하지 않고 책임만 다하는 김치년이라는 여성혐오적 발언들이 있었던 것과 비교해, 의무징병제가 없는 일본에서도 역시 남성이 막대한 의무와 책임을 짊어지고 여성은 의무 없이 사치만 하는 존재로 묘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현재도 여전히 남녀역전해시태그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고, 한국에서 이슈가 되었던 Girls Do not need a prince나 연결될 수록 강하다 라는 해시태그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Stronger together(@feminism_for_us)라는 계정은 정기적으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해도 괜찮아 , 여성으로 살아가기 등의 해시태그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역해서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고,  페미위키(http://femimain.wiki.fc2.com/ )라는 사이트가 만들어져 한국과 일본의 여성혐오 관련 기사나 용어해설 집 등을 올리고 있다.

 

아직 페미위키 사이트의 게시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용어 해설집의  용어 설명을 보면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나 전략적으로 공유되는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

 

白人イケメン (멋진 남성이라는 뜻)

일본 남성의 천적이며 여성에게 혐박하는 남성들도 백인 이케맨에는 대적하지 않는다. 일본 남성에게는 백인 미남과 외모와 성기크기를 비교하고 매도하는것이 효과적이다.

 

ダサピンク(촌스러운 핑크색)

남성이 “여성은 분홍색으로 반짝반짝하고 있는 것이 보기 좋겠지” 하고 적당한 핑크색으로 촌스런 상품을 만드는 현상

 

ノットオールメン(not all men)

항상 여성을 일반화 하지만 범죄자는 남자뿐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 일본인 남성이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말하는 문장

 

 

남녀역전 해시태그는 일본언론에서아직 다룬 적이 없고,  구체적으로 다른 오프라인 활동으로 전개 되고 있지는 않다.  한국에서도 해시태그를 공유하고 경험을 공유한 것은 매우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었지만 구체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여성 / 페미니즘이 연계되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림도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나페미선언에 이어 메르스갤러리, 메갈리아가 만들어지고 1년이 지나 언론이 허둥지둥 관심을 갖고  남성혐오가 문제가 되고 있다거나 한국남성들이 여성혐오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본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지도 모른다. 다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페미니즘을 한 번 경험하면, 그것을 잊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참고자료 ;

Closing the Economic Gender gap : learning from Gender Parity Task Forces

(2016,7, World Economic Forum)

 

(悩んで読むか、読んで悩むか)困った男子には「大人」な対応で 壇蜜さん

朝日新聞 2016.08.07

http://digital.asahi.com/articles/DA3S12500516.html?rm=226

 

 

極楽とんぼ山本圭壱氏の #めちゃイケ 再出演による被害者叩きと #フジテレビは山本を出すな @fujitv タグまとめ

http://togetter.com/li/1007511

 

 

【 #男女逆転した日本社会 】 女尊男卑が逆転した社会を考えてみた

http://matome.naver.jp/odai/2147072057659407201

 

『#男女逆転した日本社会』のまとめが、内容かぶりのツイートが多くて読みづらかったので、分類してみました

http://togetter.com/li/1010311

 

 

#男女逆転した日本社会 から #繋がるほど強くなる に至るまで Stronger Together Hashtag Project Part1

http://togetter.com/li/101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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