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앤그레이스,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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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2006년까지 총 8시즌으로 막을 내렸던 윌앤그레이스가 거진 10년만에 시즌 9으로 돌아왔다. 이 시트콤의 오랜 팬으로서 새 시즌을 반가움과 약간의 걱정 속에서 기다려왔다. 걱정스러웠던 점은 시즌 8 마지막 화가 피날레로서 너무나 완벽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시트콤에서나 가능한 유치하고 어거지스럽지만 우아했던 결말이었는데, 새 시즌의 시작이 이 결말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새 시즌의 1화를 보는 순간 싹 사라졌다. 그들이 정말로 돌아왔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소위 퀴어영화와 퀴어 드라마는 제법 신선했고 흥미로웠으며 흥했다. 그리고 대표적 드라마로 들 수 있는 <퀴어애즈포크>나 <엘-워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들 드라마들은 단순히 드라마가 아니었다. 언제나 ‘전투적’ 정치 이야기가 가득했고, 퀴어로서의 삶이 그려내는 궤적 위에 놓인 수많은 자잘하고 큰 차별과 폭력들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윌앤그레이스도 매우 가벼운 시트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류를 어느 정도는 반영했었다. 하지만 소위 ‘퀴어물’이 갖고 있던 신선함이 사라지면서 이런 인권 운동과 연루된 ‘너무 심각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아마 ‘루킹’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몇몇 화들은 이런 지점을 조금이나마 담아내긴 했었지만 말이다. (퀴어애즈포크에서 이런 지점을 드러내기 위해 투여했던 분량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가 있다.)

이런 변화들 속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난 2017년의 미국에서, 이 해묵은 시트콤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혹은 어떤 의미를 담아낼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제작진과 배우들도 깊이 고민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지점이 초반부터 분명하게 드러났다. 캐릭터들은 여전히 그 캐릭터들이지만(정의로운 척하고 싶지만 구질구질한 욕망에 휘둘리는 윌, 프로페셔널해지고 싶지만 언제나 덤벙대는 그레이스, 캐런은 여전히 부자고, 잭은 여전히  Just Jack!) 배경은 확연히 달라졌다. 아마 9시즌의 이야기들 상당수가 이 변화들 속에 이 캐릭터들이 놓여질 수 있는 위치와 의미를 드러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이 위치 찾기는 한편으로 이 시트콤을 보며 자란 세대들(올드 팬들)의 공통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

윌앤그레이스의 새로운 도전을 환영하며 이들이 그려내는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드러날 것인가, 그리고 드러날 수 있을 것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우려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채로 말이다.

남아 있는 우려는.. 2017년인 지금 시점에서 여전히 동일한 캐릭터들만이 등장하기에 갖게 되는 지점이다. 이 부분을 추가적인 캐릭터들(단역이라할지라도)을 통해 어느 정도 보충해 나가며 2017년에 걸맞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퀘퀘하진 않는 시트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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