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소수자 궐기 선언 (2017, 그리고 2015)

동대문구의 체육관 대관취소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 선언

9. 26. 동대문구청과 시설관리공단은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의 동대문구 체육관 사용허가를 갑자기 취소하였다. 대회당일 공사가 잡혔다는 변명의 이면에는 여성성소수자들의 체육대회가 미풍양속에 어긋나고 특별한 이해관계의 문제라는 말도 안 되는 차별과 혐오가 존재하고 있다.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는 말 그대로 체육대회이다. 배드민턴과 풋살을 즐기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함께 교류하는 체육대회가 어째서 여성성소수자들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미풍양속, 정치적 문제가 되는 것인가? 명백한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항의에 대처하기는커녕 오히려 시설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체육관취소의 근거로 삼는 동대문구의 태도에는 분노를 넘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스포츠는 인권이다. 스포츠는 단순한 재미, 건강증진을 넘어 신체활동을 통한 자아실현이자 자아표현이다. 스포츠에의 참여는 개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타인과 교류하는 즐거움을 안겨 주며 사회적 관계들을 풍요롭게 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수준에 따라 적합한 스포츠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하나,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는 평등하게 부여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별 표현 및 그 밖에 어떠한 사유에도 상관없이 자신의 희망에 따라 평등하게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는 “생활체육에 있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는다”는 생활체육진흥법 제3조, “성별, 성적지향 등에 의한 어떠한 차별 없이 자유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올림픽 헌장 제6조, 그리고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존엄하다”는 헌법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하나, 스포츠에 있어 젠더, 섹슈얼리티의 다양성은 핵심이다. 그 동안 스포츠는 일부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여성들은 신체활동에 부적합하며 ‘여자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편견은 여성들을 스포츠에서 배제하였다. 이성애만이 정상적이고 동성애, 양성애, 무성애 등은 문제적이라는 편견 속에서 많은 성소수자 스포츠 선수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여 왔다. 이분법적 성별구분과 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인터섹스는 항상 성별을 의심받고 트랜스젠더는 공정성을 해치는 존재로 비난받아 왔다. 우리는 스포츠에 있어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낡은 편견에 기반한 이 모든 배제와 차별, 모욕을 거부한다.

하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는 스포츠에의 자유롭고 평등한 참여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권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는 다양한 사람들이 개인의 희망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그 동안 스포츠에서 배제되어 왔던 사람들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와 지자체는 스포츠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도록 적합한 시설을 제공하고 제도를 마련해야만 한다.

우리는 우리 사회가 바라고 추구해야 하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는 어떠한 인권침해와 차별이 없는,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하고 즐기는 스포츠여야 함을 선언한다.

동대문구는 더 이상의 변명을 그만 두고 지방자치단체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여라.

성소수자에게 체육관을 열어라!

2017년 10월 18일
동대문구의 체육관 대관취소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인권단체 및 참여자 일동

 


여성성소수자 궐기 선언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이란 오직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없애는 것이라며, 양성평등 정책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전시는 여성가족부의 지시에 따라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의 성소수자 인권 보호 조항을 삭제 ‧ 개정하였다.

여성가족부는 대한민국에서는 처음으로, 이미 제정된 성소수자 인권 규범을 사라지게 한 주범으로서 역사에 남았다. 성차별 및 성적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할 남성과 여성이 따로 있다고 말하는 여성가족부, ‘양성평등’을 차별과 배제의 근거로 사용하는 이 한심한 여성가족부에 우리는 분노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우리는 성별 규범에 맞추어 살도록 강요받고, 그렇지 못할 때 비난받아왔다. 머리를 길러라, 예쁘게 미소를 지어라, 여자로 생각하고 말하라,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라…. 우리는 다양한 여성 중의 하나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성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성평등에 기여하는 것임을 확인한다.

2. 성별 임금 격차, 여성차별적 노동 환경,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은 성소수자를 비껴가지 않는다.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러한 차별과 폭력이 증폭된다. 우리는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워야만 온전한 우리의 인권을 쟁취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3. 트랜스젠더는 주민등록번호, 남녀화장실, 병역 등 일상적인 성 구별 체계 속에서 고통받는다. 진짜 여성임을 증명하라고 요구받으며, 당장 몸을 깎아내고 훼손할 것을 명령받는다. 건강을 담보로 비전문적인, 높은 비용의 의료조치에 몸을 맡기라고 주문한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결정을 편견없이 인정하는 사회를 원한다. 여성의 몸과 표현은 다양하며, 누가 봐도 ‘여자처럼’ 하나의 여성이 되기를 강요할 수 없다. 우리는 트랜스젠더 여성이다.

4.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여성 등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들은 ‘남자 맛을 못봐서’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애자 남성들은 남자 맛을 못봐서 여성을 사랑하는가? 이성애를 교정할 수 없듯이 우리의 섹스와 사랑을 교정할 수 없다. 우리의 섹스를 이성 간의 섹스에 비해 더 더럽거나 덜 열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동의에 의한 섹스를 성폭력이라거나 비도덕적 행동으로 폄하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성과 친밀성으로 가족을 이룰 수도 있다. 우리는 레즈비언이고, 우리는 바이섹슈얼이다.

5. 아동과 청소년은 여자답지 않거나 남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학교와 가정 등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긍정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성교육과 인권교육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6. 우리는 다양한 여성 중의 하나로서, 우리의 다양성은 사회적 자산이다. 우리는 세금을 내고 투표를 하는 시민이며 가족과 공동체를 돌보는 사회의 일원이다. 우리의 인권은 일개 부처가 자의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헌법적 권리이고 모든 성평등, 차별금지, 인권 규범에서 중요한 가치로 다뤄져야 한다.

7. 우리는 여성성소수자이다. 여성이자 성소수자로서 인권을 보장할 책무를 국가에 요구할 수 있다. 우리는 성소수자들을 낙인찍고 차별하고 배제하고 혐오하도록 부추기는 성차별적 의식과 제도들에 맞설 것이다. 성차별에 맞서는 모든 행동들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과 한 편이 될 수 없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은 성평등이라 부를 수 없다. 성소수자의 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다.

우리는 질문한다. 여성가족부가 말하는 여성은 누구인가? 성차별은 무엇인가? 성평등은 무엇인가?
나는, 우리는 여성이 아니란 말인가?

2015년 10월 10일
여성가족부의 성소수자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인권단체 및 참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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