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나는 종현을 잘 알지 못한다. 팬도 아니었고 그의 노래를 열심히 들은 적도 없으며 라디오 애청자도 아니기에 나는 그와 그의 동료들을 더욱 몰랐다. 하지만 다른 이슈들로 그를 기억한다. 종현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안녕하십니까?>라는 이름으로 각양각층의 사회적 고통과 갈등을 드러내는 작업을 소개했었다. 특히 그가 언급했던 대자보는 성소수자의 삶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를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연예인으로, 굳이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사회 이슈를 이야기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기에 용감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팬도 아니었고, 내가 아끼거나 사랑했던 사람도 아닌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내가 왜 이리 영향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더 정확히는 상처 받았다. 그의 죽음이 너무나 슬프고, 그의 빈 자리가 지독히도 시리다. 내 안에 그의 자리가 본래 있었다가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의 팬이 아니었으니까. 정확히는 그의 죽음이 나를 관통하며 빈자리를 만들어내고, 그 틈으로 해묵은 상처와 울적한 기억들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그의 팬이었는가, 아닌가는 그의 죽음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의미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십대 때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활동해온 한국의 아이돌 가수였다. 그리고 데뷔 이후 10년을 더 살지 못했다.

그는 사회적 이슈에 발담그길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사람이자, 사람들의 비판에 귀기울일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10년전 기대했다던 28살이 되지 못했다.

아마도 그의 팬을 포함해 그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슬픔에 젖을 수밖에 없는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연상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그의 죽음에서 정의롭지 않음을 발견하고, 어떤 이는 한국의 높은 자살율을, 어떤 이는 한국 아이돌 산업이 지니고 있는 끔찍함을, 어떤 이는 이미 자살로 영원히 잃어버린 사랑했던 이들을, 이렇게 각자 그의 죽음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음울한 현실의 한 조각을 발견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추모해야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단지 흘려보내기엔, 마침내 잊어버리고 활짝 웃기전에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글로 남긴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Leave a comment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