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아키이브: Anima

지겨운 게이 정체성

활동을 하고 커밍아웃을 하고 열심히 사람을 사귀고 연애를 해도,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하나 있다. 아니, 갈증이라기 보단 허무함에 더 가까울 것 같다. 난 이걸 더 이상 원하지 않으니까. 내가 남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특별한 사실이 되지도 않고 특별한 이유가 되지도 않고 나를 구성하는 무언가가 되지도 않는다고 느껴지고 있다.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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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멍

“나 아무래도 멍청한 것 같아.”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가 ‘멍’에서 움찔하고는 “나 진짜 머리 나쁜가봐.”로 고치면서 자기검열의 한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헷갈리고 있음. 3일째 기분이 바닥 치는 중. 그리고 여배우들에게는 아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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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에 대한 무조건적인 고마움

‘내가 너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왜 감사하지 않느냐.’ 감사하지 않은 적 없다. 너무 감사해서 받기 싫어진다는 게 문제다. 난 희생하는 부담감을 전가 받느니 그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게 편하다. 만약 내가 희생해서 무언가를 해야할 일이 생기면, 그 일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하지 당사자에게는 일체 알리지 않는다. 부담을 갖도록 만드는 고마움 따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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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흘려듣기를 못 할까

“XX야, 10년 후에 죽는 거랑 지금 죽는 거랑 뭐가 다를까?” “갑자기 왜?” “엄마는 그 차이를 모르겠다.” “엄만 10년 전에 죽는 거랑 지금 죽는 거랑 같다고 생각해?” “음, 10년 전에 죽었으면 너한테 이런 개수모는 안 당하고 살았겠지. 엄마는 자존심이 센 사람이라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 살 이유를 모르겠다.” “…엄마. 그런 소리 좀 안 하면 안되? 내가 지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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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한 페미니스트 게이는 마쵸 게이만큼이나 꽝이라구?

내가 봐도 내 언행이 부끄러워질 때가 많아서 차마 어디 가서 페미니스트라고 말은 못 하지만, 그래도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사람이 마쵸만큼 꽝이라는 말은 꽤 거슬려. 대체 어딜봐서 그런 것들이랑 비교할 수 있냔 말이야!! - 그렇게 분노하다 문득 드는 생각은, 내 애인의 마음에 안 드는 언행을 볼 때마다 ‘난 꽤 교조적인 인간이 되겠구나….’ 싶은 거. 아니면 아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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