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아키이브: 잇을

자리와 공간과 내부

자리 ‘맞지 않았’다고도 했다. 맞았으면서도 ‘맞지 않았’고 때린 사람이 어줍잖게 사과를 할 때도 ‘아니 맞은 일이 없는데요’ 했다. 맞고 다니는 부끄러움에 내가 맞은 이유를 생각지 못했다. 그들은 그럴 수 있었고 나는 아니었다.(이유는 그것밖에 없었다.)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그렇게 했다. 해도 되니까 하는 짓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짓거리를. 그것은 자기자리에 익숙해서가 아니었을까. 더 이상 스스로 물어볼 일 없었기 때문에. 묻지 않아도 그들 자리가 그들 처신할 방도를 [...]
카테고리 > 레이지톡, 잇을 | 4개의 댓글

난 잇을 때마다 항상 틀렸지

  지금은 싫어 시간이 누그러지면 그때…… (…) 넌 항상 날 인정해줬지 넌 항상 인정했어 그것은 네가 날 속이고 있다는 감정을 갖게 해 사랑해, 너는 그 말을 놓치고 말았지 발밑으로 툭 떨어졌어 넌 그것을 주웠니? 난 거지 같았지 (…)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왜 그렇게 했니 무서운 일은 꿈에서 다 겪었지 모두들 나를 붙들고 울며불며 왜 [...]
카테고리 > 레이지톡, 잇을 | 2개의 댓글

여자친구

아는 사람의 애인을 알게 되었다. 말을 하다 보니 그의 컴퓨터 바탕화면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이제 연애는 나이, 성별과 마찬가지의 개인정보가 되어 누구의 근황을 전할 때도 ‘그 친구 연애하잖아’ 라고 하는 때다. 최근 알게 된 그를 계속 누구 애인으로 기억한다 하더라도 흔한 일이다. 우리는 서로를 그렇게만 부르는 일이 잦다. 며칠 전에도 골뱅이를 먹다가 애인의 지인을 만났는데, [...]
카테고리 > 레이지톡, 잇을 | 댓글 달기

근황

일한다는 건 외로운 일이다. ‘소외’는 개념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감된다. 불확실을 견뎌내기가 더욱 힘든 시기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예컨대 자기 안에서 불행이 자라났다거나. 내가 잘못 살고 있거나 조만간 망가져버릴 거라는 불안감에 갉아먹히는 중이다. 그 이미지가 전보다 훨씬 구체적이라 해소할 길이 없다. 불행은 존재를 추하게 만들고, 따분하고 성내기 쉬운 인간으로 만든다. 스스로 짓눌리게 하고 신체에 직접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
카테고리 > 레이지톡, 잇을 | 3개의 댓글

여자방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와서 여러 사람과 산다. 그리고 좋아하는 아역배우는 서울 오기 전에 좋아한 친구와 똑같이 생겼다. 공교롭게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틈에 그래서 사진도 여러 장 모아두고는 했다. 무슨 연기를 하는 줄도 모르는 아역배우의 여드름 역시 꽤 오랫동안 조용한 금기. 중학교 교무실을 좋아하고 지하철에서 본 열 살 아이의 아름다움에 대해 일기장에 장황하게 쓴다면 아무래도 변태인 걸까? [...]
카테고리 > 레이지톡, 잇을 | 태그 > , , | 댓글 달기
  • 이동

  • 최근 글

  •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