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

이성애주의의 억압적인 영향을 다 치워놓고 보자면,(이 가설에서는 이성애주의를 통제변인으로 두었다.)

여성성에 혹하는 섹슈얼리티를 가진 이에게 여성스러운 남자를 보고 끌리는(꼴리는) 감정은 이상할 게 없다.

여자조차도 결국 여성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여성이 되거나 말거나 하기 때문이다.(치마 입으면 뜬금없이 “순금이도 여자였네.” 이러는 것처럼)

생물학적인 성기, 여자/남자의 매우 특징적인 몸의 형태에 집중하는 페티쉬적인 섹슈얼리티가 아니라면,(이런 섹슈얼리티가 점차 강해지는 추세인 것 같긴 하지만)

실제로 “여성스러운” 여자이건 “여성스러운” 남자이건 그/녀들과의 관계에서 성적인 욕망과 로맨스를 느끼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섹슈얼리티를 너무 환원시켜 생각하는 게 설득력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여성성/남성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거북해 어설프게라도 해체시켜보면,

볼록한 엉덩이에 흥분하는 사람은 여자건 남자건 볼록한 엉덩이를 보고 흥분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를 “이성을 만날 수 없으니까”, “대체물”이라는 설명은 그저 이성애주의를 유지하려는 변명일 뿐이다.(여자의 볼록한 엉덩이에 열광하는 이가 남자의 볼록한 엉덩이를 보고 징그럽다고 느끼는 것은 분명 볼록한 엉덩이에서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수줍은 모습에 연애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여자건, 남자건, 여자도 남자도 아니건, 여자 남자 모두이건 간에 수줍은 모습을 가진 이에게 끌린다는 거다.  


이 가설의 문제점은 아직도 섹슈얼리티를 남성성/여성성이라는 이분법에 어느정도 근거해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나의 사고방식, 섹슈얼리티가 거기서 벗어나지 못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좀 더  다른 언어와 구분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