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적인 자/무성애자 :
무성적인 자는 한편으로 범성애자로 비춰진다. 그는 음악과 같이 만져지지 않는 것에서 성적 쾌감을 얻기도 하고, 인간과 관련한 어떠한 성애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동성애혐오와 반감을 거의 품지 않는다. 성애가 자기를 얽어매지 않는 한 무성적인 자는 성애가 없는 것처럼,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무성적인 자가 드물게 정서적 애착을 경험하고, 그 대상이 동성이었던 경우가 있더라도 이성애중심적 사고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성애자도 동성애자도 아닌 편에 가깝지만 그러므로 그 무엇도 드러나게 선언하지 않는 까닭에 다소 특이한 이성애자로 남는다. 동성을 애착의 대상으로 하는, 특히 의심의 여지 없는 성적 애착을 표현하는 동성애자에게, 그는 이성애자에 대해 그러한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이입할 수 없다. 그가 자기를 무성애자로 정체화하며, 그와 동시에 동성애자, 양성애자 또는 이성애자에 가깝다고 스스로 정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틀에 박힌 여성/남성에서 비껴나 있는 편이나 대다수는 평이하게 생활하며, 다른 무성애자와 접촉하려는 시도는 드물거나 거의 좌절된다. 무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은 언제나 의혹으로 존재한다. 그가 자기를 퀴어로 위치짓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그렇기에 무성애자는 퀴어운동 안에서도 거의 추상적 개념에 가깝다. 무성적인 자 혹은 무성애자는 때로 무성애자에 머물지 않기 위해 무성애자라는 정체성을 거부한다. 그는 무성적인 자 혹은 무성애자인 것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며, 내면의 확신을 좀처럼 외부로 표현하지 않는다. 간혹 동성애자가 다른 동성애자를 멸시하는 것과 같이 그도 때로 성적 자유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성의 중요성을 방패처럼 자기 앞에 든다. 무성애자가 무성애자가 되는 일은 어렵다. 당당히 그것을 선택했다고 하는 이를 아직 알지 못한다.











<편> 쉽고 점잖고 친절하게는 안 됩니다